일본 학교의 문화축제

21 2월, 2022
무대에서 연주하는 취주악부
무대에서 연주하는 취주악부(사진 제공: 시나가와 여자학원)

문화축제는 고등학교 생활을 장식하는 중요한 행사 중 하나입니다. 가을에 2일간 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대에서는 댄스, 연극, 밴드 연주 등이 펼쳐지고, 교실에서는 간식이나 과자를 파는 모의점포, 학습연구의 발표전시 등이 진행됩니다.
말 그대로 축제 같은 화려한 분위기를 만드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연구발표 전시가 중심이 되는 학교도 있는 등 문화축제 분위기는 교풍에 따라 참으로 다양합니다. 하지만 전교생 참가는 기본입니다. 이러한 전원 참가 이벤트가 매년 이루어지고 있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물기 때문에 일본 학교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축제를 전담하는 실행위원회가 연중 활동하면서 기획부터 운영까지 전부 학생들이 진행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립과 공립을 포함해 중고일관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일관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합쳐 6개 학년이 동시에 문화축제를 개최하는 경우가 많아 큰 성황을 이루기도 합니다.

1)인기는 댄스, 모의점포(문화축제의 주요 기획물)

문화축제 때는 반마다 기획물을 선보이는 것이 관례입니다. 선생님이 지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기획물을 할지는 학생들이 서로 논의해 스스로 선택한 뒤 시간을 들여 준비합니다.
그럼, 어떤 기획물이 인기일까요? LINE 리서치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2020년 문화축제에 대해 실시한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기 있는 문화축제 기획물/이벤트 TOP10

인기 있는 문화축제 기획물/이벤트 TOP10
출처: 2020년 LINE 리서치 조사(n=463)
집계 기준: 2020년 문화축제에서 기획물이나 이벤트를 진행하는 고등학생(예정도 포함)

이 조사에 따르면 기획물 인기 TOP3는 댄스, 모의점포, 밴드 라이브입니다. 교정에 설치한 포장마차나 교실에서 열리는 모의점포에서는 야키소바, 핫도그, 크레프, 버블티 등이 자주 등장합니다. TOP10에는 들어 있지 않지만, 교실을 사용한 유령의 집이나 메이드 카페 등도 자주 볼 수 있는 기획물입니다.
동아리 활동은 크게 2종류, 즉 운동부와 문화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문화축제는 문화부 입장에서 평소의 활동성과를 발표하는 최고로 중요한 무대가 됩니다. 연극부나 댄스부는 공연을 하고, 취주악부는 연주회를 엽니다. 미술부나 만화부, 사진부 등은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합니다. 친구나 보호자 등에게 활동성과를 자랑하는 기회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회원을 획득하기 위한 동아리 선전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반이나 동아리 단위뿐만 아니라 학생 여러 명이 밴드를 짜서 연주하는 등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 모여서 선보이는 기획물도 많습니다.

2)학부모나 학교 밖 친구 등 외부와의 소중한 교류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문화축제는 일반적으로 학교 밖 사람들에게도 공개됩니다. 학교의 분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학교 입시시험을 앞둔 중학생이 견학하러 방문하는 경우도 있고, 중고일관교인 경우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 학교 선택에 참고하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등학생에게 있어서 다른 학교의 문화축제에 가는 것도 즐거운 일입니다. 초중학교 시절의 친구와 만나기도 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들기도 합니다. 또한 학부모에게 있어서는 평소에 볼 수 없는 자녀들의 학교생활을 일부라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문화축제는 학생들이 학교 밖 사람들과 교류하는 귀중한 기회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안타깝게도 2020년에는 문화축제를 중지한 학교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 해의 LINE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문화축제가 개최되지 않았다’라고 응답한 고등학생이 40%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에는 학교 밖 참가자를 학부모로 한정하거나 온라인과 오프라인 개최를 조합하는 등 감염 대책을 고려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사해 개최한 학교도 많았습니다.

3)독특한 사례: 반이 주식회사가 되는 ‘창업 체험 프로그램’

모의점포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축제를 통해 사회체험까지 하는 독특한 사례가 있습니다. 도쿄도 시나가와구에 있는 중고일관 여자학교인 ‘시나가와 여자학원’의 ‘창업 체험 프로그램’이 그것입니다.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1, 2학년 등 3개 학년의 각 반이 문화축제를 준비하면서 교내에서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회사 등기를 합니다. 9월에 개최되는 ‘백장미 축제’에 대비해 신학기가 시작되는 4월부터 준비를 시작해 사장, 회계, 홍보 등의 역할을 정하고 기업이념을 세웁니다.
그 이념 하에서 상품개발과 판매전략 입안 등을 실시하고, 문화축제 당일은 개발한 상품을 판매합니다. 마지막으로 주주총회에서 결산보고 등을 실시하고 회사를 해산합니다. IR 보고서나 회계의 대차대조표도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작성합니다.

2021년에 실시된 프로그램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5학년(고2) D반은 ‘Happi’(영어 happy와 축제 등에서 입는 일본의 전통의상 ‘happi’, 이 두 가지 의미를 가짐)라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이 회사는 학교 옆에 있는 기타시나가와 상점가의 현황을 조사한 뒤 쇠퇴 기미를 보이는 상점가에 활기를 불러일으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상점가 지도가 인쇄된 2종류의 에코백을 상품으로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문화축제 때는 에코백을 판매하면서 상점가에 대한 조사와 분석결과를 전시/발표했습니다.

‘Happi’가 개발한 에코백의 선전 포스터
‘Happi’가 개발한 에코백의 선전 포스터(사진 제공: 시나가와 여자학원)
문화축제 당일에는 교실에서 조사결과를 전시하고, 제품으로 개발한 에코백을 판매함
문화축제 당일에는 교실에서 조사결과를 전시하고, 제품으로 개발한 에코백을 판매함(사진 제공: 시나가와 여자학원)

이 ‘창업 체험 프로그램’과 같은 반 단위의 기획물 또는 동아리나 동호회 단위의 기획물을 스스로 생각하고 실시함으로써 문화축제는 학생들의 자주성을 키우고 학생들끼리 힘을 모아 창조력을 발휘하는 귀중한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