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마음과 열정이 탄생시킨 ‘건담 연구부’
~일본 학교의 독특한 동아리 활동~
여러분은 ‘건담’을 아시나요?
거대 로봇이 활약하는 TV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은 1979년에 방송이 시작된 이래 시리즈화되어 지금까지도 일본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도쿄의 고교쿠샤 중학교·고등학교에는 그 건담을 소재로 한 ‘건담 연구부’라는 동아리가 있습니다. 단, 건담 자체를 연구하는 동아리는 아닙니다. 건담의 세계관을 프라모델이나 디오라마로 제작해 표현하는 것이 이 동아리의 주된 활동입니다.
건담 연구부는 2000년의 학교 문화제에서 탄생했습니다. 건담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여서 만든 기획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얼마 동안 애호가 모임으로서 활동을 계속하다가 2018년에 ‘동호회’가 되었고, 2019년에 ‘동아리’로 승격했습니다. 당시의 동아리 초대 회장이 디오라마 대회와 과외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학교에 대한 공헌도를 높인 결과 동아리 승격이 실현되었습니다. 동호회에서 동아리로 승격하는 데에는 보통 2년이 걸리지만, 불과 1년 만에 승격이 가능했던 것은 초대 회장과 회원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담 연구부의 주요 활동
건담 연구부에서는 일주일에 두 번 활동하면서 ‘건프라’로 불리는 건담 프라모델을 만들거나 디오라마를 제작합니다. 제작한 작품을 학교 문화제 때 전시하기도 하고, 프라모델이나 디오라마를 통해 다른 학교와 교류하기도 합니다. 디오라마 그랑프리 등의 대회에 출전하는 일도 연구부의 주요 활동입니다.
1년에 세 번 실시하고 있는 ‘동아리 내부 공모’ 때는 자신들이 만든 작품의 퀄리티(도장 솜씨, 조립 정밀성)와 독자성 등에 대해 동아리 회원 전원이 평가하면서 제작 능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프라모델 제작에 익숙하지 않은 중학생 신입 회원에게는 선배 회원들이 제작 기술을 꼼꼼히 가르쳐 줍니다. 건담 연구부에서는 상급생과 하급생이 사이좋게 교류하면서 제각각 개성적인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정겨운 풍경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회원들끼리의 대화 속에서는 건담 팬들에게 있어서 친숙한 명대사가 자주 사용됩니다. 하루에 한 번은 누군가가 건담의 명언을 입에 올린다고 합니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문화제는 건담 연구부에게 있어서 큰 무대가 됩니다. 교실에 전시되는 회원들의 작품은 견학하러 오는 초등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있는 건담은 어른들에게도 친숙하기 때문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 같은 내용의 화제로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동아리의 작품은 방문객 인기투표에서 매년 상위에 오를 정도로 문화제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문화제 전시 때는 일반적인 프라모델이나 디오라마 외에도 골판지를 사용해 대형 조형물까지 제작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제작한 ‘유니콘 건담 입상’은 높이가 3미터나 되는 대작으로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학교 외부 활동으로는 ‘하이스쿨 국제 디오라마 그랑프리(HiD)’나 ‘건프라 빌더즈 월드컵(GBWC)’ 등과 같은 대회에 디오라마 작품을 출품하고 있습니다. 2018년 3월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에서 열린 제5회 HiD에서는 ‘플라츠상’을 수상했습니다. 이것은 첫 참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입상 실적을 거둔 쾌거였습니다. 다음 해 제6회 대회에서는 두 팀이 참가해 ‘심사원장상’과 ‘플라츠상’을 각각 수상했습니다.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뿐 아니라 전국의 다른 학교들과 교류할 수 있었던 것도 동아리 회원들에게 있어서는 큰 수확이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회원 개개인의 기술력을 더욱 향상시켜 이러한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학생의 개성을 키우고 자주성을 존중한 활동
건담 연구부에서는 활동 과정에서 학생들의 자주성을 존중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회원이 주도하여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드바이저 선생님의 지시는 거의 없으며, 학생 스스로가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고 실현 가능한 것을 실행해 나갑니다. 활동 내용이나 연간 스케줄을 회원들 스스로가 생각할 뿐만 아니라 먼 곳에서 개최되는 대회로의 원정 계획, 다른 학교 디오라마 동아리와의 교류회 의뢰 등도 회원들이 직접 행하고 있습니다.
즐기면서 창작 활동을 해 나가는 가운데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개성을 키워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침 또한 이 건담 연구부의 큰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회원 중에는 이 건담 연구부에 들어가기 위해 고교쿠샤 중학교·고등학교를 제1지망으로 선택한 학생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좋아서’ 시작한 활동이지만, 자주적으로 행동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능력과 가능성이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건담 연구부는 그러한 기회를 제공하는 멋진 동아리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